모스크바 음악원 그레이트 홀 개관 100주년 기념 연주회 : 모스크바 필 & 미하일 페투호프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 & 3 !

미하일 페투호프는 러시아 피아니스트 계보의 중간 세대에 속하는 거장이다. 네이가우스와 골덴바이저에서 태동한 모스크바 피아노 악파는 리히테르, 길렐스, 오보린, 소프로니츠키, 니콜라예바 등 소위 1세대 피아니스트에 의해 세계 음악계를 주름잡게 된다. 그러나 그들의 가르침을 받은 다음 세대는 7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 구소련이 붕괴되기까지 서방연주여행을 금지당하며 철의 장막 속에 갇혀있어야 했다. 그들이 바로 크라이네프, 소콜로프, 페트로프, 포스트니코바이며 그리고 그 끝에 미하일 페투호프가 자리하고 있다. 더욱이 일부 유명 연주자에게만 열광하는 우리 음악계의 현실은 이들이 국내에 소개되는 것을 더욱 어렵게 했다.

이후에 태어난 3세대인 부닌, 루간스키, 베레초프스키, 마초예프, 키신 등은 메이저 음반사와 미디어의 힘을 업고 스타 연주자로서의 명성을 구가하고 있다. 하지만 베레초프스키가 과연 거장다운 풍모로 러시아 음악의 진면목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까? 아직은 과거 거장들이 보여주었던 가슴 깊이 파고드는 음악의 감동을 전해주지는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88년 모스크바필이 최초로 내한했을 때 협연자로 나선 크라이네프의 명연은 두고두고 회자되었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이미 러시아에서는 부동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이 중간 세대의 피아니스트들은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강건너 불일 뿐이다.

미하일 페투호프가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것은 2000년 10월 한·러 수교 10주년을 맞이해 KBS FM에서 마련한 특집방송에서 그의 연주실황이 전파를 타면서부터였다. 유서깊은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니아 볼쇼이홀의 2001-2002 시즌 연주회 중의 하나로 라흐마니노프의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상트 페테르부르크 필하모닉과 협연하는 페투호프의 음악은 당시에 방송을 들었던 애호가들을 중심으로 국내에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다. 철학적인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고 있는 그의 피아니즘은 분명 니콜라예바의 제자다운 러시아 음악의 정통성을 획득하고 있었다.

1. Piano Concerto No.2, Op.18 in C minor / Moderato
2. Adagio sostenuto
3. Allegro scherzando
4. Piano Concerto No.3, Op.30 in D minor / Allegro ma non tanto
5. Intermezzo. Adagio
6. Finale. Alla bre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