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 - 한국어, 영어, 독일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
화면비율 - 16:9, NTSC
오디오 - DTS 5.1, DD 5.1, LPCM stereo

조르다노 : 안드레아 세니에 - 사랑의 끝이 아닌 승리를 표현한 잔카를로 델 모나코

[안드레아 세니에]의 구성은 치밀하고 전개는 급박하다. 전4막이 불과 두 시간도 채 되지 않아서 끝난다는 것은 대단히 기민한 진행이다. 그런 만큼 연출이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안드레아 세니에] 공연들은 새로운 것은 많지 않았으며, 원작과 음악에 중점을 둔 공연이 대부분이었다.

플라시도 도밍고와 안나 토모와 신토우의 코벤트 가든 공연 실황이나 호세 카레라스와 에바 마르톤의 라 스칼라 극장 실황 같은 것들은 일류 가수들의 명연임에도 불구하고, 세련된 오페라 감상자들의 눈을 만족시켜 줄 수는 없었다. 이에 지금까지 영상물들의 결점을 보완하려는 듯이 등장한 것이 볼로냐 극장 실황이다.

시각과 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수작이다. 볼로냐 시립 오페라 극장은 최근 놀라운 신장세로서 기존 이탈리아의 유명 극장들, 즉 나폴리의 산 카를로 극장, 베네치아의 라 페니체 극장, 피렌체의 시립 극장 등의 아성을 다 물리친 이탈리아의 정상급 극장이다. 이 극장의 연주력에 견줄만한 곳은 밀라노의 라 스칼라 극장 정도다. 볼로냐 극장을 오늘 날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데에는 오랫동안 이 극장의 음악감독으로 있었던 두 지휘자의 공헌이 있었으니, 바로 리카르도 샤이과 다니엘레 가티다. 둘은 오페라 뿐 아니라 독일 낭만 교향곡에 있어서도 세계 정상이니, 그들의 실력이 볼로냐 극장의 탄탄한 수준을 만든 것이다.

매년 벌어지는 볼로냐 극장의 일본 공연에서도 가장 인기 높았던 것이 [안드레아 세니에]로서 명 연출가 잔`카를로 델 모나코의 작품이다. 그의 무대는 사실적이고 고전적으로 보이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 속에는 단순한 액자식 무대를 벗어나서 자신만의 서사적인 스토리를 넣는 것이 특징이다.

 [안드레아 세니에]에서도 델 모나코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디자인 속에서도 자신만의 스토리를 보여준다. 즉 제1막의 회화화된 주변 인물들의 분장이나 제4막의 감옥의 거대한 창살 같은 것들이다. 피날레에 두 주인공 남녀가 단두대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창살을 듣고 하늘로 올라가는 것은 "죽음은 사랑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가사를 시각화한 감동적인 장면이다.

이 공연에는 21세기 오페라 계를 대변할 최고 성악가들이 참여하였다. 그들은 각자 역할에서 현역 최고의 기량을 가진 자들이니, 마달레나 역에 소프라노 마리아 굴레기나, 세니에 역에 테너 호세 쿠라 그리고 카를로 역에 바리톤 카를로 구엘피 등이 그들이다. 지휘 역시 이탈리아 오페라의 극적인 해석에 재능을 보이는 카를로 리치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