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이번 앨범은 정규앨범이 아닌, 스페셜 앨범이란 조금은 색다른 의미를 가지고 발매되는데, 정규앨범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이 갖는 미덕은 크다. ‘여행’이라는 컨셉을 충실히 하면서도 ‘소규모아카시아밴드’의 앨범으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하고 있기 때문인데, 더군다나 녹음 과정에서 수반되는 환경적인 제약들을 장점들로 풀어낸 것은 ‘소규모아카시아밴드’만의 음악적인 센스가 돋보이는 지점이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의미는 ‘소규모아카시아밴드’를 사랑하는 팬들이 조금씩 모아준 돈을 모아 제작된 의미 있는 음반이라는 점이다. 음반수익 중 일부는 이들이 소중하게 대화해 가장 필요한 존재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온통 기계음 소리로 가득찬 세상 속에서 우리 귀를 타고 흘러오는 ‘일곱날들’의 소리는 너무 푸르른 바다가 되었다가, 아이는 없고 바람만 휑하니 남은 여느 폐교의 운동장의 고즈넉한 광경으로 다가온다. 

이런 광경들은 세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일텐데, 우리에겐 잡히지 않는 구름처럼 멀기만 하다. 대신, ‘소규모아카시아밴드’가 담아온 성인들의 여름방학 ‘일곱날들’에 귀를 기울이자. 당신 마음 한 켠에서 잔잔하게 다가오는 기분좋은 울렁거림이 느껴질 테니까.

01. 시작된 여행 
02. 누가 만들었을까 
03. ㄱ ㅣ ㅅ ㅣ ㄱ ㅛ ㅍ 
04. 바다 앞 언덕에 
05. 커피 타는 방법 
06. 취생몽사 
07. 물고기 종 
08. 고창에서 의사를 만났네 
09. 할머니 
10. 바다 앞 언덕에 (Making track) 
11. 누가 만들었을까 (Making track) 
12. 물고기종 (Bonus tra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