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런던 코벤트 가든 로열 오페라하우스 실황
◈ 안나 네트렙코의 남편 어윈 쉬로트의 놀라운 매력
◈ 미아 페르손의 매혹 맥비카의 연출

"11명의 인간군상이 드러내는 인간본성의 진열장"

 <피가로의 결혼>은 모차르트의 대표적인 작품인 만큼 시중에 나와 있는 DVD의 수도 만만치 않게 많다. 아마 거의 20종을 헤아린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연출적 으로 뛰어난 것은 그리 많지 않고 화면이나 음향이 만족스러운 것도 그리 많지는 않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것들은 분명 몇 가지가 있지만, 모차르트의 음악이 아무리 좋고 연주가 좋다고 하더라도 연출이 좋지 않은 <피가로의 결혼>은 분명 이 걸작이 내포하고 있는 놀라운 맛을 절반밖에 보여주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피가로의 결혼>의 보다 완벽한 영상을 늘 바라고 있었다.

오페라 초보자들에게 "무슨 오페라를 좋아하냐?"고 물으면 의외로 상위권에 <피가로의 결혼>을 많이 대답한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과연 피가로의 결혼의 무엇을 보고 그런 말을 할까?"이다.

이 오페라의 음악은 아름답다. 하지만 과연 음악을 다 들어보았을까? 아리아나 중창들은 아주 아름다운 것들이 많지만 음악이 너무 많으니 사실 상당히 지루하다. 또한 길고 내용도 복잡하다. 감동적이라기보다는 인간의 위선과 간계로 이어지는 복잡함과 비도덕성이 전면에 부각된다. 그러니 분명 그는 일부 장면만 보았거나 몇몇 유명한 아리아나 중창 정도만 들었음에 분명하다. 아니 그렇게 단정할 만큼 이 오페라를 초보자가 속속들이 이해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이렇듯 <피가로의 결혼>은 겉으로는 즐거운 결혼식을 향한 이야기 같고 또한 오페라 부파(희가극)의 탈을 쓰고 있지만, 그 속은 정말 어렵고 복잡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