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 슈리히트는 몇가지의 <합창> 교향곡 녹음을 남겼지만 1958년 10월 파리에서 녹음된 이 음반이야말로 가장 뛰어난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파테-마르코니(Pathe-Marconi)가 슈리히트와 함께 만들었던 일련의 베토벤 교향곡 시리즈 중 하이라이트로서 이례적으로 스테레오로 녹음된 이 연주에서 노거장은 전체에 일관되게 흐르는 거시적인 안목, 생생하고 힘찬 감정, 명쾌한 세부 묘사를 보여준다. 1949년 이래 슈리히트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했던 파리 음악원 오케스트라와 당대 독일권의 대가수들 역시 슈리히트의 지휘에 긴밀하게 반응하고 있으며, 당시로는 균형이 잘 잡혀 있는 녹음 역시 인상적이다.

1. Symphony No.9 in D minor, op.125 'Choral'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