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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대통령의 연인>, <파리가 당신을 부를 때>와 같은 로맨틱 코미디에서 익히 들어봤듯이 낭만적이면서도 화사한 톤을 자랑하는 마크 샤이먼의 영화음악은, 이 영화의 예기치 못했던 반전과 따사로운 감성을 살려주는 데 한몫 단단히 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귓속을 파고드는 것은 마크 샤이먼의 달콤한 선율보다는 다이아나 로스, 빌리지 피플의 신명나는 디스코 리듬이라고 얘기하는 편이 정직하다.
우선 영화 속에서 가장 인상깊게 쓰이는 I will survive는 글로리아 게이너가 불러서 ’79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대표적인 디스코 넘버. 그런데 최근 들어 영화 속에서 이 노래를 자주 듣게 된다. 우리나라에선 진주라는 여가수가 ‘난 괜찮아’라는 제목으로 번안해서 부르고 있고, 최근에 개봉했던 <프리실라>를 비롯해, 독일 영화인 <노킹 온 헤븐스 도어>와 <비욘드 사일런스>에서도 인상깊게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유명한 디스코 넘버가 케빈 클라인이 남성임을 증명하려고 애쓰던 장면 위로 코믹하면서도 신명나게 터져나오는데, 이 영화 속에서 쓰인 I will survive는 다이아나 로스(Diana Ross)가 ’95년에 발표한 앨범 Vision of the heart에 실린 그녀만의 감칠 맛나는 리메이크 버전.

그뿐 아니라 영화의 마지막 장면인 결혼식 피로연을 떠들썩하게 채우고 있는 것이 Y.M.C.A., In the navy로 알려진 6인조 디스코 그룹인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의 ’78년도 히트곡인 Macho man. 그밖에 에밀리와 카메론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던 순간을 감미롭게 채우던 발라드가 다름 아닌 <할리우드 박사>와 <넬>을 통해 영화음악 팬들에겐 인상깊게 기억되는 Crazy로 윌리 넬슨이 작곡한 이 곡은 ’63년 비행기 사고로 요절한 컨트리 여가수 팻시 클라인(Patsy Cline)의 ’61년 히트곡이기도 하다. 그리고 영화 <피셔 킹>에서도 감지할 수 있었던 Everything's coming up roses의 에델 머먼(Ethel Merman)의 향내 내는 목소리까지 한데 어우러져 작은 시골 마을의 고전적이고도 경쾌한 이미지를 음악이 한층 더 부각시켜 놓고 있다. 눈꺼풀이 확 뒤집힐 만큼 가슴 찡한 선곡은 없지만, 영화를 본 다음에 접할 때 더욱 감동적으로 와 닿는 사운드트랙이 되리란 기대가 든다. 영화의 흐름을 따라 꼼꼼하게 짚어내는 음악 향연으로의 초대!

01 I Will Survive
02 Wedding Preparations
03 Everythings Coming Up Roses
04 To Serve And Protect"
05 How Ard Is Outed
06 The Morning After
07 The Bachelor Party
08 Interviews With Townsfolk
09 Homosection
10 I Don't
11 Mom & Dad
12 Cameron & Emily
13 Crazy
14 Teacher Of The Year / People / The Wedding
15 Macho 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