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해진 독설, 지적인 다이나믹...
모순되고 부딪치는 것들을 모두 하나로 뒤섞어버리는
"거짓말처럼 재기발랄한" 21세기의 '20세기 소년들, ANN 의 "기쁜열대"

12년 만에 다시 뭉친 한국 인디 1세대의 대표주자, 앤(ANN)
앤(ANN)이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던 원년멤버들로 다시 뭉쳐 12년 만에 돌아왔다. 물론, 인디밴드인데다 이제는 다들 30대가 되었다. 공식적인 문법으로는 세간의 관심을 끌만한 메리트는 없는 셈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부산 출신인 이들이 음악 하나만 믿고 서울에 오기로 결심했던 12년 전에도 상황은 비슷했다. 12년이 지난 바로 지금,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예전의 그들이 꿈과 순수함만 가진 채 음악을 했다는 것이고 무시할 수 없이 오랜 시간이 지난 바로 지금, 여전히 그 무모함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7곡이 담긴 이번 미니앨범에서 앤의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은 한결 완숙해졌고 표현하는 음악적 방식은 더욱 세련되어졌다. 오랜 시간 이들의 근황을 궁금해 하던 팬들에게는 더욱 반가운 소식일 테지만 한국의 대중음악이 더욱 풍요롭고 다양해지길 원하던 이들에게도 기쁜 소식일 테다. 데뷔앨범부터 드러났던 이들 특유의 리듬감과 음악적 기량, 독설과 유머 등은 한 단계 발전해 고스란히 녹아있다.

데뷔 당시부터 비장한 표정이나 의미 없는 기교, 마초적 이미지 등 공식적인 록커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들이지만 1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아이들처럼 깔깔거리고 질러대는 모습이 놀랍고 기쁘다! 가히 인디란 무엇인가에 대한 도발로 받아들여도 좋을 정도다.

01. Burn 
02. 기쁜 열대 
03. 언제라도 즐거워 
04. 96(ninety six) 
05. 지옥의 헬라이더 
06. 압상트 
07. 왕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