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트리오, 그리고 힘있는 밴드 더티블렌드

‘더티블렌드’의 첫 앨범을 처음 들었을 때 나는 멤버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열정을 강력한 사운드로 느꼈다. 긴장과 여유가 맞물린 음악을 구사하는 이 트리오는 전통의 빚을 지고 있지만 그 전통에서 탈피하고자 애쓰고 있다. 그들은 이제 막 왔지만 아주 멀리 갈, 계획을 갖고 있는 재즈 트리오이다.

확실히 재즈에서 트리오 구성은 쿼텟(quartet)이나 옥텟(octet)에 비해 비어있는 느낌이 있다. 단순히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악기를 구성하는 최소한의 요건에서 하나를 뺀 것 같은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또 좌 둘, 우 둘, 좌 넷, 우 넷 같은 안정이 느껴지지 않는 구조이지 않는가? 그것을 트리오에 단점으로 이해할 수 있겠지만 트리오만이 가지는 커다란 장점이기도하다. 음악에는 밸런스로만 표현할 수 없는 감동스러운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한 트리오 사운드를 절정의 반열에 옮겨놓은 것이 바로 빌 에반스 트리오(Bill Evans Trio)였다. 그들의 음악은 모자란 듯, 가득 찼으며, 부족한 듯, 넘쳤다. 매순간 빈 공간을 만들고, 매순간 그것을 채워나갔다. 그런 의미에서 그들은 멤버 상호간의 조화에만 매달리는 여느 밴드와 달랐다. 각자가 최선을 다하는 것으로 어쩌면 조화를 대신했던 것이다. 이런 방식의 전통은 트리오 음악을 하는 많은 뮤지션에게 전해졌으며 더티블렌드도 그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는 밴드이다.

01. 카를 체르니: 30개의 연습곡 작품849, 13번
02. 요한 프리드리히 프란츠 부르크뮐러: 18개의 연습곡 작품109, 9번 "아침종"
03. 카를 체르니: 40개의 연습곡 작품299, 26번
04.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평균율 제1곡집, 프렐류드 22번, BWV867
05. 요한 프리드리히 프란츠 부르크뮐러: 25개의 연습곡 작품100, 1번 "순진한 마음"
06. 더티 블렌드: 하농 X
07. 로베르트 슈만: '어린이의 정경' 작품15, 7번 "트로이메라이"(꿈)
08. 무치오 클레멘티: 소나티네 작품36, 1번, 1악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