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여년 동안 끊임없는 실험정신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해온 조니 미첼(Joni Michell)의 음악여정은 크게 3기로 나누어 볼 수 있다. 68년 데뷔때부터 72년 5집 [For The Roses]까지 순수한 포크 뮤직을 추구했던 시기와 80년대 초반까지 시도했던 포크와 재즈의 크로스오버 시기, 그리고 그 이후 재즈, 팝, 아방가르드, 월드비트까지 다양한 장르가 등장하는 시기로 삼분된다. [Taming The Tiger](98)는 바로 가장 최근의 조니 미첼 사운드를 파악할 수 있는 신보이다. 여러 가지 다양한 실험들이 치고나오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토리 에이모스, 사라 맥라클란, 마돈나, 홀(The Hall)의 커트니 러브 등 팝계의 여걸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이 걸출한 아티스트의 진면목이 새삼스럽게 다가온다. 전체적으로 다분히 조니 미첼다운 이지적이고 낭만적인 분위기가 깔려 있고 뮤지션이라는 칭호 옆에 나란히 따라 다니는 시인(이자 화가)의 타이틀이 부끄럽지 않게 시적인 가사들이 깊은 울림을 준다. 자아 성찰적인 노래를 많이 읊어온 탐미적 포크 싱어답게 그녀의 어린 시절을 회상하고 있는 듯한 'Harlem in Havana'로 첫 트랙이 시작된다. 슬로우 템포의 재즈 스타일로 퓨전의 대가 웨인 쇼터(Wayne Shorter)가 소프라노 색소폰으로 찬조한 곡. 계속해서 고백적인 노랫말과 팝적인 스타일이 친근한 'Man from Mars'와 독특한 음감을 전달하는 변칙 튜닝과 색소폰의 음색이 어우러져서 센티멘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Love Puts on A New Face', 조니 미첼에게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록필이 가미된 'Lead Ballon', 96년 미군의 일본여학생 성폭행 사건을 직설적인 노랫말로 비판하고 있는 'No Apologies', 가사가 매우 상징적인 타이틀곡 'Taming The Tiger'(되풀이 들어도 '타이거'가 무엇을 뜻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등 이전보다 대중적인 취향에 많이 근접해 있는 곡들이 이어진다. 마지막 트랙은 'Taming The Tiger'가 제시한 수수께끼의 답을 펼쳐보이듯 'Tiger Bones'가 장식하고 있다.

01. Harlem In Havana
02. Man From Mars
03. Love Puts On A New Face
04. Lead Balloon
05. No Apologies
06. Taming The Tiger
07. The Crazy Cries Of Love
08. Stay In Touch
09. Face Lift
10. My Best To You
11. Tiger Bon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