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프레가르디엔이 휴고 볼프의 가곡까지 넘어올 줄 예상했던 사람은 없었을 것이다. 퇴폐적일 정도로 탐미적이고, 동시에 고결하면서도 순결한 내용과 음악을 담고 있는 볼프의 ‘이탈리아 세레나데’에서 프레가르디엔이 남긴 업적은 피셔-디스카우의 그것에 버금갈 만큼 충격적이다.

특히 그가 여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부르는 노래에서 느껴지는 그 카리스마 넘치는 아름다움은 소프라노의 매력이 가릴 정도로 매혹적이고, 연인의 애틋한 사랑을 노래부르는 대목에서는 슈만 못지 않은 폭발적이고도 순종적인 마음이 전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