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사바스 시절의 영적이고 주술적인 측면의 강조와는 달리 보다 직접적인 ‘악마’의 외적 표현 및 행동으로 인해 오지 오스본은 일반인들에게 헤비 메탈계의 사악한 괴물쯤으로 각인되었다. 이 앨범의 커버 역시 이후 이어질 일련의 앨범들처럼 그러한 성향을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헤비 메탈 특유의 강렬함과 서정성이 공존하며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완성도 높은 음악 미학을 표출하는 사운드는 그의 행위들이 단순한 쇼맨십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역시 랜디 로즈의 영향력이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물론 전체적으로 앨범이 지니는 매력은 전작에 못 미치는 것이 사실이지만 각각의 곡들에 담긴 짜임새 있는 구성과 연주, 그리고 탁월한 프로덕션은 앨범의 수준을 한층 끌어 올려준다.

‘You Can't Kill Rock And Roll'과 ’Believer', 'Little Dolls'등의 멋진 곡들을 채우는 오지의 안정된 보컬과 탄탄한 연주력은 전작을 능가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치 안개에 둘러싸인 듯 신비롭고 음산한 기운이 지배적인 탓에 대중적인 지지는 얻지 못했지만 말이다. 앨범 최고의 매력은 역시 랜디의 클래시컬한 감성이 극대화되어 표출된 아름다운 타이틀곡인 ‘Diary Of A Madman'에 있다. 쏟아지는 현악 오케스트레이션과 코러스, 격정적인 랜디의 기타와 오지의 목소리의 어우러짐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해준다. 이 앨범은 영국에서 14위, 미국에서 16위를 기록했으며 두 번째 플래티넘 디스크를 수상했다. 앨범의 타이틀인 ‘한 광인의 일기’는 얼라이스터 크라울리의 자서전 제목에서 차용한 것이다.

01. Over The Mountain
02. Flying High Again
03. You Can't Kill Rock And Roll
04. Believer
05. Little Dolls
06. Tonight
07. S.A.T.O
08. Diary Of A Mad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