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새로운 드라마틱 테너 알렉산더 안토넨코의 놀라운 '오텔로'

베르디 만년의 걸작 '오텔로'는 셰익스피어의 원작보다 더 긴장감 넘친다는 평을 받곤 한다. 그 이유는 오텔로 역에서 드라마틱 테너의 모든 가치를 뽑아낸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이방의 흑인이라는 한계를 딛고 베네치아령 키프로스의 총독으로 부임한 오텔로는 젊고 아름다운 백인 아내 데스데모나를 맞아들인다. 그러나 부하 이아고는 동료 카시오가 먼저 진급한 것에 불만을 품고 오텔로를 파멸시키는 계략에 착수한다. 그 핵심은 사랑의 정표로 데스데모나에게 주었던 손수건을 이용하여 오텔로의 질투심과 열등감이 끓어오르도록 하는 것이다. 결국 전쟁영웅 오텔로는 자신을 다스리지 못하여 사랑하는 아내를 죽인다. 오텔로 역의 명가수는 한 세대에 한 사람만 존재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난역이다. 그 계보는 드라마틱 테너의 전설 마리오 델 모나코, 존 비커스,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쿠라로 이어졌다. 여기 라트비아의 새로운 테너 알렉산더 안토넨코가 도전한다. 어두우면서도 품격 있는 음색, 영웅적인 체격과 용모는 21세기를 대표할 드라마티코의 탄생을 선언한다. 2008년 잘츠부르트 페스티벌에서 호평 받은 실황이며 러시아의 떠오르는 스타 마리나 폴라프스카야(데스데모나), 스페인의 중견 카를로스 알바레즈(이아고), 리카르도 무티의 확고한 지휘, 상징성과 조명 효과가 뛰어난 스티븐 랭그리지의 연출 모두 일대 호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