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렌치 시크의 멋진 귀환. 3년 만에 발표한 세 번째 정규 앨범 샤를로트 갱스부르의 IRM

그녀의 필모그래피만큼이나 독특한 미학을 표출하는 뛰어난 앨범. 프로듀서로서의 벡(Beck)과의 협력! 음울함으로 가득한 잿빛의 정서는 전작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강렬한 개성 표출 ‘자기공명영상’소위 MRI의 프랑스어 표현인 IRM(Imageriepar Resonance Magnetique)란 독특한 앨범 타이틀은 그녀의 경험에서 비롯되었다.

미국에서 수상스키를 즐기던 도중 가벼운 사고로 인해 경미한 뇌출혈로 몇 달 뒤인 2007년 가을, 여러 매체를 통해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파리의 한 병원에서 뇌수술을 받았다는 기사가 보도되었다. 검진을 위해 여러 차례 MRI 검사를 받을 때마다 그녀가 들어야 했던 불쾌한 기계음은 샤를로트 갱스부르에게 마치 ‘구상음악(musique concrete)’과 같은 미적 감성, 또는 사이키델릭의 환각적 효과를 전해주었고, 이 경험은 앨범과 타이틀곡의 탄생에 큰 영감을 주었다.

중독성강한, 곳곳에서 반복과 단순함의 변형에 의한 최면적인 마력이 돋보이는 작품집은, 세월의 흐름과 함께 여러 면에서 성장을 이룬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음악인으로서도 무시할 수 없는 ‘아티스트’의 반열에 자리잡게 되었다는 사실을 드러내준다. 벡 특유의 일렉트로니카 사운드는 아프로 비트의 리듬과 복잡한 멜로디의 배치와 더불어 각각의 곡들에서 주된 스타일을 이룬다. 거기에 더해진 여전한 팝적 감수성과 21세기 프렌치 팝의 전형적인 향취가 이루어내는 분위기야말로 여느 팝 앨범과 차별을 이루는 요소라 할 수 있다.

2009년 스핀(Spin)dl 선정한 최고의 뮤직비디오로도 꼽힌 ‘Heaven Can Wait’의 드라마틱한 전개 혹은 중독성 강한 리듬에 나직이 읊조리다 클라이맥스로 치닫는 ‘IRM’ 등 수록!

01. Master’s Hand
02. IRM
03. Le Chat du Café des Artistes
04. In The End
05. Heaven Can Wait
06. Me And Jane Doe
07. Vanities
08. Time Of The Assassins
09. Trick Pony
10. Greenwich Mean Time
11. Dandelion
12. Voyage
13. La Collectionne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