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반 위의 음유시인 조지 스카룰리스, 그가 흩뿌리는 그리움의 향취.
(그리스의 향기 : 로맨틱 콜렉션)

그리스계 미국인 조지 스카룰리스는,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 중에서도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정서와 교감하는 면이 많은 그리스인의 정서를, 피아노 건반을 통해서 매혹적으로 표현한다. 90년대 들어 평론가들과 음악 애호가들에게 특유의 서정성과 음악성으로 주목을 받게 된 그의 음악에는 다른 미국 아티스트들에게서는 쉽게 찾을 수 없는 오묘한 감성이 살아 숨쉰다. '피아노의 시인' 쇼팽에 경도되는 한편, 그리스의 민족성을 음악에 가장 잘 반영한 마노스 하지다키스의 음악과 사랑에 빠지면서 형성된 그만의 감성은 그가 펼쳐나가는 음악 세계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는다. 거기에다 지금까지 그가 발표한 음반들에 담아놓은, ‘이민자들의 후손들만이 느낄 수 있는 혈연의 뿌리'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그의 피아노 음악의 또 하나의 축으로 자리 잡는다.

이번에 국내에 선보이는 이 베스트 음반은 그가 기존에 발표했던 앨범들에서 국내 음악 애호가들의 취향에 잘 맞는 연주곡들을 엄선한 베스트 트랙들로 꾸며져 있다. ‘그리스의 향기: 로맨틱 콜렉션'이라는 제목처럼, ‘서양 문명의 발상지' 그리스의 감성이 피아노 선율 위에 고스란히 배어 나오는 감동적인 트랙들을 음반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절제된 표현력, 우아함과 서정성, 그리고 비장미가 잘 어우러진 ‘Is Agios(이스 아이오스-나는 믿습니다)', 결코 과장하지 않고 단정한 음의 나열로 강한 인상을 심어주는 그만의 장기가 발휘된 ‘Hopes and Dreams', 고향을 떠난 이민자들의 고난과 설움을 고스란히 피아노에 얹은 듯한 느낌의 ‘Traditions', 이바노비치의 ‘도나우 강의 잔물결'과 윤심덕의 ‘사의 찬미'의 멜로디로 친숙한 테마를 편곡한 ‘Anniversary Song(기념일 노래)', ‘이스 아이오스'와 함께 섬세한 표현력이 아름답게 꽃을 피운 이 음반의 또 다른 백미인 ‘Eleni(엘레니)', 그리고 추억, 과거, 잃어버린 것들 같은 단어들을 연상시키는 ‘Forgotten Song(잃어버린 노래)'이 특히 손꼽을 만한 트랙들이다.

누군가를 몹시, 사무치게 그리워 한 일이 있는지? 도시에서 태어나 도시에서 내내 자란 사람이라도 머나먼 고향을 그리워하는 듯한 이상한 경험을 한 일이 있는지? 음악 애호가인 당신이 이 조지 스카룰리스의 국내 데뷔 음반『그리스의 향기』를 만나게 된다면, 오랫동안 잊혀진 추억을 꺼내면서 누군가를 몹시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아니면 어딘가에 꼭 있을 듯한 머나먼 마음 속의 고향을 그리워할지도 모를 일이다.

1. Is Agios (i Believe)
2. Hopes And Dreams
3. Traditions
4. Parents
5. Athena
6. Anniversary Song
7. Dreams Of Children
8. Eleni
9. Generations (intro Inspired By Chopin`s Prelude In C Minor)
10. Castelli (castle)
11. Shenandoah
12. Forgotten Song
13. Is Agios (i Believe) (with Hym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