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기간만 8개월이 걸린 이 앨범은 사이키델릭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 수많은 실험을 통한 시행착오 끝에 완성되었다. 시나위의 사이키델릭은 지미 헨드릭스의 영향권 내에 있는 것으로 보이며, 최근 밴드들의 경향이 모던 록이나 브릿 팝 쪽에 집착하는 것에 반해 시나위는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최근 사운드와 접목시킴으로써 매우 유니크한 사운드를 만들어냈다. 타이틀 곡인 ‘희망가’는 수록곡 중에서 가장 밝은 노래로 시계소리처럼 느껴지는 가벼운 드럼 소리에 기타 아르페지오로 시작해 점차 고조되는 구성을 가진 곡으로 김바다가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어렵고 힘든 세상이지만 희망을 가지고 살자고 노래하고 있다. ‘상승’은 사이키델릭한 비장감을 주는 오프닝 트랙으로 흐느끼는 듯한 보컬과 기타가 조화를 이루는 곡이다. 너바나 스타일의 리프가 인상적인 ‘유서’는 자살을 소재로 한 음울한 분위기의 곡이며, 무려 12분에 달하는 ‘해랑사 partⅡ’는 ‘사랑해’를 거꾸로 한 말로 6집에 실렸던 ‘해랑사’의 완결편이고, ‘개야 짖어라’는 직설적인 가사에 걸맞게 공격적인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이다. 그 외 수록곡들인 ‘순종의 벽’, ‘날개’, ‘유리상자’, ‘재난의 영광’ 등도 관심을 귀울여야 할 뛰어난 곡들이다. 정리하는의미에서 다시 말하지만, 이 앨범은 그런지 사운드에 사이키델릭한 면을 가미시킨, 가장 시나위적 사운드라 할만한 것을 들려주는 앨범이다. 때문에 이 앨범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시나위는 정체성을 찾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겠다.

01. 상승 
02. 희망가 
03. 유리상자 
04. 취한노래 
05. 날개 
06. 붉은 장미밭 
07. 순종의 벽 
08. 개야 짖어라 
09. 미친 계절 
10. 재난의 영광 
11. 악의 꽃 
12. 변신 
13. 유죄 
14. 해랑사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