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스파이스 2집 “델리의 집으로 오세요” 첫 앨범에서 실체를 드러냈던 이들의 “맛있는 음악”은 이번 두번째 앨범인 “델리의 집으로오세요”에 와서는 더욱 무르익고 다양해진 느낌이 느껴질 것이다. 기본적인 뼈대는 1집과 같지만 연주나 편곡은 한 걸음 더 나아갔다. “달려라 자전거”, “종이비행기” 등 애수어린 투명하고 간결한 곡들이 주류를 이루는 가운데 경쾌한 모던록풍 “현기증”부터 백파이프와 인도의 전통악기 시타소리를 샘플링한 “미안”, 디제이 프렉탈이 참여한 “두눈을 감은 타조처럼”을 비롯해 테크노와 힙합의 요소를 늘리는 등 음악영역을 넓히려는 시도도 다양해진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민규의 여리고 서정적인 목소리, 윤준호의 담담한 목소리가 어울려서 빚어내는 보컬은 1집보다 한층 자신감에 넘쳐 있음을 알 수 있고, 새 맴버 양용준의 건반연주, 최재혁의 간결한 드럼연주 역시 산뜻하다. 딜레이를 많이 건 기타연주는 일정부분 U2의 음악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많은 샘플링과 노이즈가든, 에코의 김정애, 일본밴드 곱창전골의 하세가와 등 많은 게스트들이 참여한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