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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르 링 사이클의 대미를 장식하는 역작

바흐, 괴테와 실러, 그리고 리스트와 바그너를 품었던 중부 독일의 문화도시 바이마르. 2008년 바이마르 슈타츠테아터에서 완결되었던 미카엘 슐츠 연출의 바그너 '링' 사이클은 이 도시의 든든한 문화적 저력을 다시금 드러내었던 화제의 공연이었다. 4부작의 대미를 장식하는 '신들의 황혼'은 그 자체만으로도 5시간에 가까운 연주시간을 필요로 하는 대작으로, 서막의 지크프리트와 브륀힐데의 이중창, 서막과 1막 사이의 간주곡인 '지크프리트의 라인여행', 2막의 하겐과 병사들의 합창, 3막의 지크프리트의 죽음과 장송행진곡, 그리고 오페라 역사상 가장 장대한 모놀로그로 손꼽히는 브륀힐데의 희생 장면과 같은 명장면들이 곳곳에 삽입되어 있다. 슐츠는 미니멀한 무대 배경 위로 가수들의 적극적인 연기를 통해 이 대작을 드라마틱하게 연출해내었다. 보모와 같은 모습으로 의인화된 애마 그라네가 앞서 작품들에서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극의 전개에 참여하는 점이 인상적이며, 브륀힐데를 노래한 캐서린 포스터의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이 돋보인다.

* 노베르트 슈미트베르크(지크프리트), 캐서린 포스터(브륀힐데), 레나투스 메사르(하겐), 마리오 호프(군터), 마리에타 춤뷜트(군트루네) 외/ 칼 세인트 클레어/ 바이마르 슈타츠카펠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