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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라잉넛이 돌아왔다. 물론 어디 멀리 간 적도 없었지만, 정규앨범을 들고 돌아온 것은 꽤 오랜만이다. 이들은 올해 5월 애니메이션 ‘안녕 자두야 시즌 4’의 삽입곡 ‘웬만해선 우리를 막을 수 없다’, 작년 싱글‘운 좋게도’ 등을 발표했고, 전국 방방곡곡에 공연하러 다녔고, 거의 매년 일본 투어와 단독공연, 수차례의‘크라잉넛 쇼’를 만들며 말 그대로 23년간 쉼 없이 달려왔다. 그리고, 비로소 전작 7집 [Flaming Nuts] 이후 5년 만에 정규 8집 앨범 [리모델링]을 들고 나왔다.

[리모델링]이라고 명명한 8집 앨범은 “기본 토대를 보완해서 증축하거나 개축한다”라는 의미를 담은 “리모델링”이라는 단어처럼, 초창기 크라잉넛을 존재하게 했던 펑크록 음악에 기반을 두면서도 2집 [서커스 매직 유랑단]부터 보여준 다양한 음악적 시도와 스펙트럼의 확장이 이번 8집에서도 꾸준히 이어짐을 내포하고 있다.

크라잉넛 음악의 결론은 위안인 것 같다는 멤버 한경록의 말처럼, 어릴 적에야 무조건 “닥치고 내 말 들어”라던가, “어차피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라던가 “우리 지금 모두 여기 다 죽자”라고 외쳤었지만 어느새 세월이 지나고 나니 이번 앨범에서는 “사랑한다 말하고 싶어” 혹은 “나는 오늘도 꿈을 꾼다, 내일을 위해 잠이 든다” 같은 노랫말을 소리쳐 부른다. 언뜻 낯간지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결국 우리는 바삐 변해가는 세상, 힘들게 버티며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희망을 노래하고 빛을 바라보며 살게 되는 것이다. 그런 삶의 이야기들이 이번 [리모델링] 앨범 속에 담겨있다.

그렇다고 또 이런 얘기만 주야장천 하는 크라잉넛은 아니라는 것, 모두가 예상했을 터. 부어라 마셔라 놀고, 토요일밤이라 마시고, 사실은 리모델링 하고 싶어도 견적도 안 나온다는 인생 이야기는 바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대신해 아무런 계산도 없이 죽어라 마셔주고 놀아주는 그들의 모습을 그대로 표현했다.

변해가는 것, 사라지는 것들 사이에서, 완벽하게 한결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늘 그 자리에 기다리고 있는 것. 매번 “형들 너무 그대로 아니야?”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철은 천천히 조금씩만 드는 것, 쉽게 지치지 않는 것, 토요일 밤에는 마치 오늘이 마지막 날인 양 한잔하는 것, 하고 싶은 음악과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 이 모든 것이 크라잉넛이 지금까지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들이다. 이런 마음들을 꾹꾹 눌러담아 5년 만에, 크라잉넛정규 8집 앨범 [리모델링]이 여기 나왔다.

01. 구닥다리 멜로디
02. 리모델링
03. 내 인생 마지막 토요일
04. 길고양이
05. 잘생겨서 죄송합니다
06. 심장의 노래
07. 이방인
08. 토요일 밤
09. 똥이 밀려와
10. 망상
11. 우리들은 걷는다
12. 운 좋게도 (2018 Mix)